방사선 피폭이 궁금해 · 함께 읽기: 엑스레이 한 장, CT 한 번… 내 몸이 받은 방사선은 얼마나 될까?, CT 한 번은 흉부 X선 몇 장일까, 다른 병원에서 CT를 찍었는데, 왜 또 찍자고 할까?

2025년 봄, “CT 검사가 미국 신규 암의 5%를 차지할 수 있다”는 연구가 여러 매체에 보도되었다. CT를 앞둔 환자나 아이에게 CT를 찍게 된 부모라면 걱정이 앞설 만한 숫자다.
결론부터 말하면, 최근 대규모 연구들은 CT에서 받는 정도의 선량에서도 선량이 늘수록 암 위험이 조금씩 늘어나는 관계를 보여 주었다. 그러나 어린이를 추적한 연구에서 CT 때문에 더해지는 암은 1만 명(또는 1만 건)당 1–2명 정도로 추정되었다. 그리고 ‘5%’라는 숫자는 실제로 센 환자 수가 아니라 위험 모형으로 계산한 추정치다. 그래서 이 연구들이 말하는 것은 “CT를 피하라”가 아니라 “필요한 CT를, 필요한 만큼만 찍으라”에 가깝다.[1–4]
두 종류의 숫자: 센 숫자와 계산한 숫자
CT와 암에 관한 연구는 크게 두 갈래다.
- 관찰 연구는 실제로 CT를 받은 사람들을 오랜 기간 추적해 암이 몇 명에게 생겼는지 센다. 받은 선량이 많은 사람에게 암이 더 많이 생겼는지를 본다.
- 모형 추정은 검사 건수와 장기별 선량에, 이미 알려진 ‘선량–위험’ 모형을 곱해 앞으로 생길 암의 수를 계산한다.
두 숫자는 만들어진 방식이 달라서 같은 무게로 읽으면 안 된다. 아래에서 차례로 살펴본다.
유럽 아이들 수십만 명을 추적한 EPI-CT
EPI-CT는 유럽 9개국 276개 병원에서 22세가 되기 전에 CT를 받은 사람들을 모은 연구다. 병원 기록으로 당시 촬영 조건을 되살려 한 사람 한 사람의 장기 선량을 추정했다.[1,2]
뇌종양: 분석 대상 65만 8,752명을 중앙값 5.6년 추적하는 동안 뇌종양 165건이 생겼다. 평균 누적 뇌 선량은 47.4 mGy였다. 뇌 선량 100 mGy당 과잉상대위험(ERR)은 1.27(95% 신뢰구간 0.51–2.69)이었다.[1] 이미 있던 종양 때문에 CT를 찍은 경우가 섞이지 않도록, 첫 CT 후 5년 안에 진단된 뇌종양은 셈에서 뺐다.
혈액암: 94만 8,174명을 추적해 백혈병·림프종 등 혈액암 790건을 분석했다. 골수 선량 100 mGy당 과잉상대위험은 1.96(95% 신뢰구간 1.10–3.12)이었다. 연구진은 오늘 CT를 받는 아이 1만 명(평균 골수 선량 8 mGy)마다 이후 12년 동안 방사선 때문에 혈액암이 생기는 사람이 1–2명일 것으로 추정했다.[2]
과잉상대위험은 ‘원래 위험에 얼마만큼이 더해지는가’를 원래 위험에 대한 비율로 나타낸 값이다. 과잉상대위험이 1.27이라면, 선량과 위험이 비례한다고 볼 때 뇌에 100 mGy를 받은 사람의 뇌종양 위험은 받지 않은 사람의 약 2.27배다. 숫자만 보면 커 보인다. 그런데 어린이와 젊은 성인에게 뇌종양과 혈액암은 원래 드문 병이다. 드문 일의 위험이 몇 배가 되어도 실제로 더해지는 사람 수는 적다.
상대위험은 커 보여도 절대위험은 작다
2012년 영국 연구가 이 차이를 잘 보여 준다. 22세 이전에 CT를 받은 약 18만 명을 추적한 결과, 누적 골수 선량이 30 mGy 이상(평균 51 mGy)인 사람의 백혈병 상대위험은 5 mGy 미만인 사람의 3.18배(95% 신뢰구간 1.46–6.94)였다. 뇌 선량 50–74 mGy(평균 60 mGy)에서는 뇌종양 상대위험이 2.82배(1.33–6.03)였다. 연구진은 이를 절대위험으로 바꾸면, 10세 미만 어린이의 머리 CT 1만 건당 첫 촬영 후 10년 동안 백혈병 1건과 뇌종양 1건이 더 생기는 정도라고 설명했다.[3]

그림 1. CT 선량과 암 위험에 관한 소아·청소년 코호트 연구의 과잉상대위험(선량 100 mGy당)과 95% 신뢰구간. 0은 위험이 늘지 않음을 뜻한다. 영국 연구(2012)는 1 mGy당 값을 100배 하여 같은 단위로 나타냈다. 연구마다 대상 장기의 선량(뇌·골수)과 추적 기간이 달라 막대의 길이를 직접 비교하지 않는다. 자료: 참고 자료 1–3.
그림에서 다섯 결과 모두 신뢰구간이 0보다 오른쪽에 있다. 낮은 선량에서도 위험이 늘어나는 방향은 여러 연구에서 일관되게 나타났다는 뜻이다. 동시에 구간의 폭이 넓다. 위험이 ‘얼마나’ 늘어나는지는 아직 꽤 큰 불확실성을 안고 있다.
한국 자료는 무엇을 보여 주나
국내에서는 2006–2015년 건강보험 자료로 0–19세 1,206만 8,821명을 분석한 연구가 있다. 진단용 방사선 검사를 받은 127만 5,829명의 암 발생률은 받지 않은 사람보다 1.64배(95% 신뢰구간 1.56–1.73) 높았고, CT만 보면 1.54배(1.45–1.63)였다.[5]
이 연구는 규모가 크지만 선량을 재지 않고 검사를 받았는지 여부만 비교했다. 검사를 받게 된 이유, 즉 원래 앓던 질환이 암과 관련되었을 가능성도 완전히 떼어 내기 어렵다. 그래서 이 숫자를 ‘CT 때문에 암이 1.5배가 된다’는 인과의 크기로 읽으면 안 된다. 국내에서도 같은 방향의 연관이 관찰되었다는 정도로 읽는 것이 맞다.
미국의 ‘10만 3천 건’은 어떻게 나온 숫자인가
맨 처음 소개한 2025년 미국 연구는 모형 추정이다. 2023년 미국에서 약 6,151만 명이 9,300만 건의 CT를 받았다고 보고, 검사 종류별 장기 선량에 미국 국립연구회의(BEIR VII)의 위험 모형을 적용했다. 그 결과 이 검사들로 인해 앞으로 평생에 걸쳐 약 10만 3천 건(90% 불확실성 범위 9만 6,400–10만 9,500건)의 암이 생길 것으로 계산했다. 같은 수준의 검사가 계속되면 언젠가 매년 새로 진단되는 암의 약 5%가 CT와 관련될 수 있다는 것이 ‘5%’의 출처다.[4]
이 숫자를 읽을 때 기억할 점이 있다.
- 실제로 센 환자가 아니다. 낮은 선량에서도 위험이 선량에 비례한다는 가정 아래 계산한 값이다. 연구진이 조건을 바꿔 다시 계산한 값도 8만–12만 7천 건으로 달랐다.[4]
- 대부분은 성인에게서 나온 숫자다. 1건당 위험은 어릴수록 높지만, 검사를 받는 사람의 대부분이 성인이어서 추정된 암의 대부분(약 9만 3천 건)도 성인 몫이었다.[4]
- 검사의 이익은 계산에 들어 있지 않다. 이 연구는 CT로 발견하고 치료한 병이나 지킨 생명은 다루지 않는다.
그렇다고 의미 없는 숫자는 아니다. 한 사람에게는 작은 위험도 검사 건수가 많아지면 사회 전체의 규모가 커진다. 그래서 불필요한 검사와 과도한 선량을 줄여야 한다는 경고로 읽는 것이 적절하다.
유효선량으로 내 위험을 계산할 수 있을까
검사 안내문에서 자주 보는 mSv 단위의 유효선량은 여러 장기가 받은 선량을 하나로 묶은 방호용 숫자다. ICRP는 유효선량을 낮은 선량에서 생길 수 있는 위험의 대략적인 지표로 쓸 수 있다고 보지만, 한 사람의 위험을 가장 잘 추정하려면 장기별 흡수선량과 나이·성별에 따른 위험 모형을 써야 한다고 설명한다. 같은 선량이라도 피폭 당시 나이와 성별에 따라 평생 위험이 달라지기 때문이다.[6] 인터넷의 환산표에 내 검사 이름을 넣어 개인 위험을 계산하기 어려운 이유다. 유효선량이 무엇을 나타내는지는 이 글에서 더 자세히 다뤘다.
그래서 CT를 앞두고 무엇을 확인할까
EPI-CT와 영국 연구의 저자들은 모두 같은 결론을 냈다. 어린이 CT는 꼭 필요한지 신중하게 판단하고, 찍는다면 가능한 한 낮은 선량으로 찍어야 한다는 것이다.[1–3] 환자와 보호자가 함께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다음과 같다.
- 이 검사로 무엇을 확인하려는지, 지금 꼭 필요한지 묻는다.
- 초음파나 MRI처럼 방사선을 쓰지 않는 검사로 대신할 수 있는지 묻는다.
- 최근 다른 병원에서 찍은 영상이 있으면 알린다. 같은 검사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다(관련 글).
- 아이라면 체격에 맞춘 소아용 촬영 조건을 쓰는지 물어봐도 된다.
이미 여러 번 CT를 찍었다고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. 위 연구들에서 보듯 더해지는 위험은 작다. 다음 검사부터 필요성을 함께 따져 보면 된다.
반대로 필요한 CT를 미루거나 거부하는 데에도 위험이 있다. 위의 위험은 수년에 걸쳐 1만 명 가운데 1–2명에게 나타날 수 있는 일이지만, 검사를 미뤄 병을 늦게 찾는 일은 지금 내 몸에서 벌어지는 일이다. 영국 연구진도 CT의 임상적 이익이 작은 절대위험보다 커야 한다는 점을 함께 강조했다.[3]
검사를 앞두고 “이 검사, 위험하지 않나요?”보다 “이 검사로 무엇을 확인하나요? 예전에 찍은 영상으로는 안 되나요?”라고 물어봐 주었으면 한다. 그 질문이 불필요한 반복을 줄이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.
CT는 위험이 0인 검사가 아니다. 다만 그 위험은 대부분 작고, 꼭 필요한 검사에서 얻는 이익이 훨씬 크다. 그래서 물어야 할 질문은 “찍어도 괜찮을까?”보다 “꼭 필요한 검사인가?”에 가깝다.
참고 자료
- Hauptmann M, Byrnes G, Cardis E, Bernier MO, et al. Brain cancer after radiation exposure from CT examinations of children and young adults: results from the EPI-CT cohort study. Lancet Oncol. 2023;24(1):45–53. doi:10.1016/S1470-2045(22)00655-6
- Bosch de Basea M, Thierry-Chef I, Harbron R, Hauptmann M, et al. Risk of hematological malignancies from CT radiation exposure in children, adolescents and young adults. Nat Med. 2023;29(12):3111–3119. doi:10.1038/s41591-023-02620-0
- Pearce MS, Salotti JA, Little MP, McHugh K, et al. Radiation exposure from CT scans in childhood and subsequent risk of leukaemia and brain tumours: a retrospective cohort study. Lancet. 2012;380(9840):499–505. doi:10.1016/S0140-6736(12)60815-0
- Smith-Bindman R, Chu PW, Azman Firdaus H, Stewart C, et al. Projected lifetime cancer risks from current computed tomography imaging. JAMA Intern Med. 2025;185(6):710–719. doi:10.1001/jamainternmed.2025.0505
- Hong JY, Han K, Jung JH, Kim JS. Association of exposure to diagnostic low-dose ionizing radiation with risk of cancer among youths in South Korea. JAMA Netw Open. 2019;2(9):e1910584. doi:10.1001/jamanetworkopen.2019.10584
- Harrison JD, Balonov M, Bochud F, et al. ICRP Publication 147: Use of dose quantities in radiological protection. Ann ICRP. 2021;50(1):9–82. doi:10.1177/0146645320911864 · 한국어판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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